글. 이 미 숙 서울여대 영양학과 교수
누구나 갖고 싶은 건강하고 탄력 있는 머리카락. "10년은 젊어 보이죠?" 라고 유혹하는 가발 광고를 보면서, 삭발로 나타나 전 세계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팝스타 브리트니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머리카락이 인상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에는 머리카락의 건강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하면 멋진 헤어스타일을 만들까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할 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그렇게 머리카락의 건강에 대해 방심하는 사이 머리카락은 윤기 없이 푸석푸석해진다. 그러다가 어느새 하나둘씩 흰머리라도 눈에 띄면 그제서야 갑작스레 관심을 갖는다. 게다가 풍성하던 머리카락이 조금씩 헐렁해진다 싶으면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때쯤 되면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호미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머리카락 손상을 이제는 가래로도 못 막는다.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기 위해서 잦은 파마나 염색, 드라이, 그리고 지나친 자외선 노출 등을 피해야 함은 물론 기본이다. 그리고 그에 덧붙여 꼭 챙겨야 할 것이 충분한 영양의 공급, 머리카락도 살아있는 세포인 만큼 적절한 영양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모발의 상태와 신체 영양상태는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때문에 영양학에서는 모발의 상태를 영양상태의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기도 한다. 영양 결핍상태일 때 모발은 윤기가 없고 건조해 보인다. 그리고 쉽게 빠지며 색깔이 옅어지기도 한다. 반면 영양상태가 좋을 때 모발은 윤기가 흐르고 단단하며 쉽게 빠지지 않는 특징을 나타낸다.
건강한 모발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전체적인 영양 결핍이 되지 않도록 정상적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다. 영양결핍, 불량 상태는 탈모를 유발하는 반면 좋은 영양상태는 머리카락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손상된 머리카락의 회복 또한 도와줄 수 있다. 기아로 허덕이는 후진국에서 건강하고 탄력 넘치는 머리카락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지나친 다이어트의 후유증으로 머릿결이 손상되는 경우도 결코 드물지 않다.
모발의 건강에 가장 관련이 깊은 영양소를 꼽으라면 단연 "단백질"이다.
머리카락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즉 우리가 먹는 단백질은 머리카락을 합성하는 기본 재료가 되는 셈. 특히 머리카락 단백질에 많이 들어있는 아미노산은 시스틴, 시스테인, 메티오닌, 아르기닌 등이고, 리신은 콜라겐 형성 및 모근 세포의 분화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러한 아미노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각종 육류나 어패류, 계란이나 두부 등에는 이러한 아미노산들이 충분히 들어있다.
지방의 섭취에서는 양보다 질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을 구성하고 있는 지방산은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게 되는데 그 중에서 필수지방산은 결핍되면 탈모가 급격히 진행되므로 부족하지 않도록 섭취해야 한다.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의 필수 지방산은 포도씨유를 비롯하여 옥수수기름, 콩기름, 참기름,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에 주로 많이 들어있다. 반면 지나친 지방 섭취는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고 이것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합성을 촉진시켜 탈모를 촉진하기도 한다. 배 나온 아저씨에게 대머리가 더 자주 나타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는 지방산은 포화지방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포화지방산은 돼지기름, 소기름, 버터, 팜유, 마가린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류에서는 비타민 A, C, E, 비오틴 등이 모발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꼽힌다.
비타민 A는 모든 상피세포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상피세포의 일종인 두피의 건강유지에도 필수적이다. 비타민 C는 피부의 콜라겐 합성에 필수적이므로 모근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머리카락이 부서짐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토코페롤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 E는 머리카락을 윤기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샴푸에도 심심치 않게 첨가되고 있다. 조금은 생소한 비타민 비오틴은 머리카락의 구성 단백질인 케라틴 합성에 필요한 조효소로 탈색, 탈모를 방지하는 기능을 갖는다. 미네랄도 역시 모발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여러 가지 미네랄 가운데 칼슘은 머리카락의 구성성분으로 모발의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량 미네랄의 일종인 구리는 머리카락이 정상적인 구조를 유지하도록 돕고, 머리카락 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빈혈과 관련 있는 철분은 모발의 성장과 유지에도 필수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건강한 머리카락을 위해서 뭘 먹어야 할까?
그 대답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전체적인 영양상태와 모발의 건강상태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실제로 특정 영양소 혹은 특정 식품이 "직접적"으로 모발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처럼 다양한 영양소가 모발의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특정 영양소의 보충이나 특정 식품의 섭취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모발의 건강상태는 단순히 신체의 영양상태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질병의 유무, 생활환경상의 문제, 유전적인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영양공급만이 모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이처럼 모발건강에 미치는 식생활의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 되어서도 안 된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모발을 위해 식생활은 여전히 중요한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가 된다. 필수 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식, 평소의 건강한 식생활이 건강한 모발을 지켜줄 것이다.
자료제공 VitaminMD http://www.vitaminmd.co.kr